NO 라고 말하면 날 싫어하지 않을까?


내성적. 소극적. 조용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 중의 일부는 타인에게 날 어떻게 생각하지? 라는 것에 매우 민감합니다.

겉으론 그러지 않은 척 있지만, 속으로는 100명이면 100명 다 '아 어떻하지? 어떻게 보였을까?' 라고 엄청 떨고 있는 것.

저는 다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구요? 저도 꽤 오랜기간 그러고 살았거든요.

  저는 다 받아주는 만만한 성격인데..


친구와 둘이 방문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형과 어울려 놀다보니 술자리에서 제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야.. 밝은아침아. 너는 정말 뭐라고 얘기해도 다 받아주는구나. 너무 그러지마~만만하게 보여"

2일간 함께 지내던 그 형은 친구의 이야기와 부탁에 다 맞춰주는 저에게 기분나빠하지 말라며 조심히 따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단지

'둘이 함께 여행왔는데, 친구의 이야기를 거절하면, 괜히 분위기가 망가질 것 같아서' 그랬을 뿐인데 말이죠.

그땐 몰랐습니다. 

저 스스로에게조차 속마음을 숨기고 있던 것인 줄...

  왜 거절을 하지 못할까?


과거의 저처럼 타인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들은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것은 정작 부탁을 청한 상대방보다도 더 크게 수락과 거절의 효과를 예상한다는 것입니다.

그들 혹은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렇습니다.

만약 누군가 (이성이면 더욱더) "이번 주말에 뭐해?" 라고 물어본다면

내성적인 사람들의 머리는 주말에 무엇을 할 계획이냐? 라는 질문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확장시키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야 맙니다.

[주말에 뭐해 라고 왜 물어보았을까? 혹시 나와 뭔갈 하고 싶은건가?] 라거나

심지어 이성의 경우 [나한테 관심이 있는건가?] 라는 상상의 나래에 빠져버리곤 하죠.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 따윈 없다.


내성적이고 조용했던 성격에서 활발하고 외향적인 모습을 가지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을 했던 그 때를 지금에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정작 답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거절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내성적인 성격이라서가 아니라, 바로 지나치게 확장시켜서 받아들이는 제 감성의 문제였던 것이죠.

위에서 언급한 친구와의 여행길.  '야 오늘은 A 가보자' 라는 친구의 의견이 싫다면 '거기는 좀 이러해서 별로같은데 B는 어때?' 라는 얘기를 한다한들

'내가 A로 가자고 했는데 싫다고 말을 짜르고 B를 추천해? 너무 이기적인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친구따윈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것도 단 둘이 함께 여행을 떠날 정도의 사이라면 말이죠.


지금와서 보니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만약 누군가의 주장이나 부탁이 싫으면 싫다고 말을 하시면 됩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지는 여러분의 몫이 아니라 상대방의 몫입니다.

'주말에 뭐해?' 라는 질문엔 '주말엔 이런 계획이야' 라고 대답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다시 상대방에게 '그래? 즐겁게 잘 보내고 다음에 보자.' 라거나 '같이 주말에 어디 갈래?' 라는 피드백이 올 것입니다.

대화의 속 뜻을 몰라 낭패를 보면 어쩌냐구요?

그건, 그런 낭패를 실제로 보았을 때 그 때 다시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같은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인풋과 아웃풋


이번엔 내성적인 당신이 싫다라고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알아보고자 하는데요.

제가 말하고 싶은 말을 가진 정확한 용어는 모르겠지만, 아마 인풋과 아웃풋과 비슷한 뜻일 겁니다.

상대방의 질문이나 부탁은 묻는 그대로 이야기 해주면 아주 심플합니다.

주말에 뭐해? 라고 묻는다면, 내가 주말에 할 것을 이야기해주면 되고,

같이 옷사러 갈래? 라는 부탁엔 같이 가고 싶으면 Yes.  싫거나, 다른 일이있는 경우 No라고 정중하게 이야기 해주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것을 

단어, 몸짓, 말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서, 머릿속에서 이렇게 복잡한 경우의 수를 그려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대답(대답중의 하나가 거절이겠죠.)의 결과값이 너무나 커져버리는 것이 됩니다.

상대방은 단순히 같이 옷사러 가거나, 주말에 뭐하냐고 물었을 뿐인데

내 머릿속에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상대방과 나의 교류가 끊어질지 말지 선택의 기로에 선 중요한 순간으로 받아들이는 오류 말이죠.

참고로 싫으면 당당하게 싫다고 하랬다고 저런식으로 하면 인간관계 다 끊어집니다 ㅋㅋ

무례하지 않게 정중한 거절은 상대방에게 되려 예의있고 사려바른 이미지를 주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No 라고 당당하게 그리고 매너있게 말하도록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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