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처음으로 세워진 위안부 소녀상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는 그 단어 자체로도 금기시되거나, 잠재된 힘이 내포되어 함부로 사용하기 힘들거나 그 단어를 표현하는 것 자체로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는 일부 단어들이 있습니다.


위안부


위안부라는 이 세글자는 우리 한국인에게 아마 그러한 단어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일본문화를 좋아하고, 일본에게 배울 점이 많다고 느끼는 편입니다만, 그런 저 역시도 위안부, 강제징용 등 과거 일제강점기때의 만행을 접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최근 일본과의 위안부 협의로 인하여 정부가 많은 질탄을 받는 일도 있었고, 또 그 이후 일본의 반응을 보며 아직 진정한 사과가 아니라는 것을 국민 모두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직도 살아계시는 위안부할머니들.


이 분들은 과거 역사속의 인물들이 아닙니다.

몇일 전, 저랑 어머니는 외삼촌께서 모시고 계시는 외할머니를 뵈러갔습니다.

제가 군대에 가기전까지 22~3년을 바로 옆집에서 나란히 살았고, 군 전역 후부터 지금까지도 버스로 몇정거장이면 갈 수 있는 바로 옆동네에 살고 계십니다.

다행스럽게도 저희 할머니는 큰 일을 겪진 않고 무탈한 삶을 사셨지만,  저희 할머니 역시 90세가 넘으신 노인이십니다.

8~9년 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역시 김종필씨의 고등학교 직속후배로, 학창시절 일본인 선생들 밑에서 가르침을 받으셨습니다.


위안부 할머니들 역시 제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은 평범한 우리나라의 국민들이십니다.

특정한 정치적 단체도 아니고, 과거의 망령도 아니며, 그 분들이 보상을 위해서만 살고 있는 독이 찬 사람들도 아닙니다.

아픔이 남들보다 깊은 평범한 사람들이죠.  마치, 저와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처럼 말이죠.


사실 개인적 혹은 국민적인 여론과 실제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와의 괴리감은 분명히 존재하고 또 이는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서도 위안부 문제나 일부 역사의식에 관련된 정부의 무능력함을 볼 때마다 '이나라의 역사는 이미 짓밟혔구나' 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본의 위안부 소녀상 철거 요청 이후 국민들이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기 시작했단 것일 겁니다.

대중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연예인들 역시 직간접적으로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10대 청소년들이 시위를 하고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세계에서 4번째로 중국에서 위안부 소녀상이 그 모습을 드러냈으며 중국 위안부 박물관이 개관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난징대학살'로 대표되는 시기에 분노하는 중국인들에게 또 다른 일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하는데요.



  한 기사에 의하면 


중국 역시 19여명의 위안부할머니가 아직 생존해계시다고 합니다.

그분들 역시 전쟁의 참상과 여성으로써의 인권유린의 현장을 직접 겪으신 아픔이 많은 분들이십니다.


이로써 한국, 미국, 캐나다에 이어 4번째로 중국이 소녀상을 세우며 일본의 과거에 대한 진정한 사과를 더욱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서 몇가지 화가나는 점은 일본이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방해하기 위해 분담금을 안내면서 관련 규정들을 수정하려는 등으로 방해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와 더불어 한국과 일본의 위안부 협의에서 그리고 또 그 이후에 보여준 일본의 태도 등을 고려해보면 절대로 진정한 책임과 사과를 할 의향 자체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스스로도 역사적 상처인 만행들을 드러내어 치유하고 함께 치료받고 새살이 돋나아게 하려기 보다는 어떻게든 드러나지 않게 가리기만 하다가 더 큰 고통과 흉터를 지반하는 형국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또한가지의 잘못된 점은 바로 우리 정치인들이 갖고 있는 잘못된 시선입니다.

올해 9월 기사에 의하면 여성가족부의 강은희 장관은 추석을 맞아 나눔의 집을 방문했고, 시장에 가서 물건을 사시라며 1만원짜리 상품권을 한장씩 드렸다고 하네요.

또한 "일본이 사과를 하며 돈을 보내왔다" 라고 위안부 협의를 언급하며 돈을 언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과연 이정부가, 또 위안부 문제의 주무처인 여성가족부가 진짜로 위안부할머니들을 우리 국민으로, 우리들의 어머니로 생각하고 가슴깊이 안쓰럽게 여기고나 있는 건지 의심스럽습니다.


정작 피해 당사자인 나눔의집 어르신들과는 별개로 일본과 불만족스러운 협의를 이루어놓고는 "옛다 받아라~" 라는 식의 태도는 계속된 논란만 낳고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저희 어머니께서 운영하고 계시는 '연뿌리봉사단'의 주 봉사수요처인 종로구 옥인동의 노인의 집 어르신들과 연뿌리봉사단은 단순히 봉사하는 대상과 봉사받는 대상의 관계가 아닙니다.

연뿌리는 그 분들을 친엄마, 친누나, 가족 처럼 생각하여 김장철엔 서로 김장해서 가져다 드리고, 추우면 보일러는 잘되는지 걱정하며, 정 시간이 없고 봉사인력이 없을 땐 저희 어머니 혼자라도 가셔서 짜장면이라도 함께 먹으면서 "우리가 돈이없고 요즘 다 바빠서 이번에 많이 못왔어요~ 다음엔 맛있는거 만들어서 올께요!" 라며 정을 함께 하고 오십니다.

그러기에 연뿌리가 찾아가는 날이면 오전부터 동생들 언제오느냐고 전화가 오시고 기다리시는 것이겠죠.


아마 위안부 할머니 분들 역시 비슷한 마음이지 않을까합니다.

막말로 90세가 넘으셔서 언제 돌아가실 지 모르는 분들, 또 가족도 없고 서로 의지해서 살아가고 계신 분들이 큰 돈이 무슨 욕심이 나겠으며 관심이랍시고 무슨 관람하러 온 것마냥식의 형식적인 인사와 사진촬영이 무슨 힘이 되시겠습니까?



얼마전 78세의 일본인 교수인 엔도 도루씨가 위안부 할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일본인으로써 정말 죄송하게 생각해서 사죄하러 오셨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추측이지만 

일본인으로써 진정한 죄의식을 느끼고 엔도 도루씨처럼 죄송함을 표현하는 그간의 의식있


는 일본인들을 보며 할머니들께서도 뜻이 깊으셨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봉사한다. 문제를 해결한다. 랍시고 인사치레나 하고, 사진을 찍어대며 할머니들을 마치 관광대상으로 여기는 듯한 일부의 태도보다는 가해당사자의 후손이지만 진심으로 윗세대의 잘못을 느끼고 사죄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조금이나마 누그라지지 않았나 싶은 짧은 생각입니다.


언젠가 시간이 된다면 어머니께 말씀드려서 '나눔의 집' 봉사 아니 방문을 해보고싶단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에 큰 잘못을 했던 일본이 독일의 사례를 잘 이해하여 스스로 그 과거의 잘못들을 드러내고 사죄하고 배상할 부분은 책임을 지고, 또 피해국들과의 지속적 교류를 통해 우리 다음 세대들에게 서로 당당하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