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피습당해 화제되었던 터키 이스탄불의 레코드샵 결국 폐업하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이석우씨가 운영하던 벨벳인디그라운드는 작년 라마단 기간에 발생했던 피습의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폐업을 하였습니다.

지난 6월 17일 이슬람 문화권에서 가장 중시하는 라마단 기간에 음주를 하는 곳이라며 일부 터키인들이 파이프와 각목을 가지고 난입하여 무차별적으로 손님들을 폭행하고 매장을 부수는 등의 난동을 부렸던 사건.

기억하시나요?

당시 국내에서도 꽤 언론에 노출이 되었던 사건입니다.

사건 이후 떠들썩했던 언론과는 별개로 난입을 하여 소동을 부린 터키인들은 아무런 죄의 댓가를 받지 않았으며,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라마단을 무시한 주최측(벨벳인디그라운드)의 책임도 있다는 태도를 보이는 등 다소 황당한 상황이 이어졌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습니다.


   벨벳인디그라운드

2014년 이스탄불의 지한기르 지역, 각종 공예품과 갤러리, 특색있는 까페들이 즐비한 이 곳에 문을 열은 '벨벳인디그라운드'는 대중성보다는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음악성 있는 밴드들의 음악을 함께 공유하며 손님, 고객이 아닌 같은 음악적 취향을 느끼는 동료이자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운영되어오던 장소입니다.

사건 당시에도 라디오헤드 팬들이 모여 새 앨범을 다 함께 감상하던 도중에 일어났을 정도로 말이죠.

터키라는 타국에서 돈보다는 음악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한 한국인 이석우씨와 지난 라마단 기간 당시의 피습 때문인지 2016년 10월에는 독일판 롤링스톤즈라는 음악잡지에도 '세상에서 가장 슬픈 레코드샵'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그와 벨벳인디그라운드가 소개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후유증

그날 밤의 습격과 터키의 대통령을 포함한 이슬람인들의 비난과 조롱은 라마단 기간에 있었던 습격 이후로 계속 이어졌고, 이는 결국 그동안 친구처럼 지내던 고객들마저 하나 둘 찾아오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머나먼 형제의 나라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만들어 오던 이씨는 결국 폐업을 결심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로써는 피해자인 이씨와 벨벳그라운드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공개적으로 받은 이 사건을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사실 이슬람문화에 대해 접하다보면 '왜' 습격을 하고 언행을 조심하여야 할 대통령마저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하였는지 얼핏 추론해 볼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은 이씨에게는 너무나 안타까웠던 일이고 충분히 억울할 수 있다고 공감은 합니다.)

  무슬림의 절대적 신앙심

작년 한 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있으면서 뜨거운 사막 한복판의 현장에서 정말 개처럼 땀을 뻘뻘 흘리고 일을 하였습니다.

작업량이 너무 많아 정해진 퇴근시간까지 도저히 끝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무슬림들은 꼭 제 시간만 되면 기도를 하러 사원에 가는 것을 목격하였는데요.

웃긴 점은, 다른 모든 행동은 다 늦게하고 대충대충 미루는 '인 샬라(신의 뜻대로~)' 라는 문화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답답함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무슬림들이 기도시간만 되면 마치 로봇처럼 모든 일을 멈추고 사원으로 향한다는 것입니다.

사우디아바리아에 비해, 타 중동국가들 처럼 많이 개방화가 된 터키라고는 하나 그 근본은 무슬림이기에 라마단 기간에 술을 마시는 행위를 절대로 곱게 보지는 않았을 듯 한데요.

정말 술을 팔았는지, 아니면 조촐하게 몇몇이 한 잔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찌되었건 신성한 라마단 기간에 동양인이 하는 가게에서 술을 판매하고 마신다는 이야기가 퍼졌으니 곱깝게 볼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명소가 될 수 있는 곳이 없어지다.

터키에서 사업을 하시면서 충분히 알고 계셨을 법한 부분이지만 방심을 하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술을 판매해도 괜찮은 분위기 였기에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같은 한국인으로써 터키의 예술거리 속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레코드샵이 사라졌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안타까움을 느끼는데요.

충분히 터키방문자들에게 이색명소가 될 수 있었던 공간이었기에 더욱 그 아쉬움이 크지 않은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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