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의 대무신왕의 아들이자 5대 왕으로 등극한 해우는 모본왕이라 칭해졌습니다.

어린 나이에 태자자리에 올랐으나 숙부인 민중왕에게 왕위를 빼앗겼고, 이에 민중왕은 늘 해우태자의 무리들에게 위협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이후 민중왕이 병으로 사망하고 고구려의 5대 왕으로 왕위에 오른 해우태자가 바로 역사상 최초로 신하들에게 암살당했다는 불명예스러운 모본왕입니다.

모본왕은 어릴적부터 성격이 포악하고 여색을 즐기고 물건을 탐하는 등 온 나라에서 그의 악행은 소잿거리가 되었고, 한 나라의 왕이 된 그의 흉폭함은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한번은 보다못한 한 신하가 모본왕을 알현하여

"부디 선정을  베푸시옵소서!" 라고 충언을 하였고, 큰절을 한 후 어전에서 물러나는 신하에게 화살을 쏘아 죽이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어 싸늘한 눈초리로 신하들을 째려보며 살기를 띤 뱀의 눈과 같았던 모본왕의 눈빛에 모든 신하들은 사색이 되어 벌벌 떨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다만 두로라는 신하 한명만이 왕의 퇴청 후 죽은 동료의 시체를 보며 통곡하였다고 전해집니다.

이 같은 폭정으로 왕의 악명은 계속 높아져만 갔으며, 누워서 업무를 보거나 신료를 베개삼아 드러눕는 것을 즐기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이 때, 신료들은 처음 왕이 누운 자세에서 조금이라도 움직일 경우 모본왕에게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고 특히 나이많은 신하들은 몸이 골병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이에 위에서 언급된 두로라는 신하는 비장한 결심을 하였습니다.

두로가 스스로 모본왕에게 다가가니

"어서오게 두로여! 낮잠을 잘까 했던 터에 마침 잘 왔구려. 이리와서 과인을 보필하시오"라고 평소처럼 이야기하였고

술에 취해 깊게 곯아떨어진 모본왕의 가슴을 향해 두로는 비수를 내리 꽂았습니다.

두로가 임금을 살해한 명확한 사건

하지만 어느 누구도 모본왕의 죽음을 시해라고 말하지 않았으며, 그저 쉬쉬할 뿐이었고, 신하들 모두 기뻐서 잔치를 벌였다고 전해져옵니다.

이는 유사 이래 처음으로 신하에게 암살을 당한 모본왕의 죽음은 하늘과도 같은 절대적 권력을 가진 왕이라 할지라도 신하와 백성들을 보살피지 않으면 생명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인식하게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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