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을 맞이하여 종로구 옥인동에 위치한 정기봉사수요처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구정연휴가 시작되기 하루전인 2월 13일 이른 새벽부터 오랫동안 연뿌리봉사단과 함께 해온 어르신들을 만나러 갈 준비에 어머니께서 분주하십니다.

아침부터 어디선가 배달오는 떡국떡과 과일, 몇가지 밑반찬들이 주방에 가득합니다.

연뿌리봉사단의 회원분들이 대부분 연휴준비를 하셔야 하는 주부들이시기에 이번에는 어머니 혼자 방문을 하여야 한다는데요.

별일 아닌 것처럼 보여도 어르신들 명수에 맞추어 이런저런 음식들을 각각 따로 준비하여야 하는 바쁨속에서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 그 자체를 즐기시는 어머니를 볼 때마다 신앙과 봉사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됩니다.

곶감과 식혜, 떡국거리와 과일에 국물김치와 몇가지 주전부리를 준비하시면서도 먼저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찍으라며 농담을 하시는 어머니께 몇몇 회원분들께서 제사준비때문에 함께 동참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연락이 오시기도 하는데요.


옥인동에 위치한 노인의 집과 연뿌리 봉사단의 인연이 벌써 몇년이 되다보니 어머니 혼자 방문을 하여도 전혀 꺼리낌없이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답니다.

많은 짐을 가지고 가려면 콜택시 기사들이 싫어하거나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재작년에 차를 판 이후에는 봉사날이면 제가 소카나, 렌트카를 빌려서 가는데요.

이 날 역시 빌라앞에 짐을 하나하나 옮겨놓고 차를 빌려왔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2,3,4층에 각 방으로 나뉘어 살고 계시는 할머니들을 4층으로 모셔서 이럴 때만이라도 다 같이 식사를 하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특히, 이번 방문에서는 새로오신 요양보호사님도 계셔서 다같이 인사를 하는 자리이기도 했죠.

몸이 편찮으시거나 한데 모이기 힘드신 분들께는 각자의 방에서 편안하게 드실 수 있게 차려드리고,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보니 저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으로 토라지시는 경우도 있기에 준비한 음식들 역시 모두 공평하게 담아드리곤 합니다.

특히 이번 봉사에서 참으로 감사했던 일은 맞은편 호수에 살고 계시는 분께서 저희에게 좋은일 하는데 사용해달라며 쌀 30kg을 기부해주신 일입니다.

어머니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연뿌리봉사단이 4층에 모여 어르신들을 대접하면서 일반 가정집에서 낮시간에 혼자 계시는 어르신들께도 인사를 드리며 함께 챙겨드렸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며 일부러 이렇게 쌀을 챙겨두셨더군요.

정해진 봉사수요처뿐만 아니라 그동안 오며가며 마주치는 분들까지 함께 어울린 연뿌리봉사단 회원분들과 그 작은 것 하나를 기억하며 고마움을 표현하시는 주변 이웃분들 모두의 마음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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