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뿌리봉사단과 오랜시간동안 함께 해온 종로구 옥인동 노인의 집에 추석맞이 겸 정기봉사를 다녀왔습니다.

민족의 명절인 추석에도 일가친척도 없이 각자 기구한 사연으로 겨우 종로구청의 도움으로 노인의 집에 머물고 계시는 어르신들에겐 어느때보다도 더 웃을 수 있던 뜻 깊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친구 결혼식 때문에 잠시 서울 집에 올라갔던 지난 금요일 밤 역시 어머니께서는 다음날 방문할 옥인동 어르신들께 드릴 음식들을 손수 만드시고, 또 각자 편하게 드실 수 있도록 담아드리고 있었는데요. 

매번 봉사날이 되면 콜택시를 불러 그 많은 짐들을 눈치봐가며 챙겨가면서도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늘 기쁘게 방문하는 어머니와 연뿌리봉사단 회원분들 미소는 언제봐도 참 아름답습니다.

모두 각자의 고향집에서 시끌벅적 다양한 제사음식을 즐기는 것에 비하면 조촐하지만, 그래도 점점 힘들어지는 상황속에서도 옥인동은 꼭 빼놓지 않고 찾아가 말벗이 되어드리며 이런저런 음식들을 함께 나누곤 합니다.



벌써 몇년이란 시간이 흘러, 어르신들 중에서는 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다른 시설로 옮겨가신 분들도 계시는데요.

그런 반면, 그 빈자리를 채울 또 다른 어르신들이 새로 들어오시기도 합니다.

즐겁게 함께 웃고 즐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작은 추억이 쌓이고 쌓여 어느덧 연뿌리와  어르신들간의 유대관계가 꽤 깊어지고,

이미 오래전부터 서로 편하게 자매처럼, 엄마와 딸처럼 마음터놓고 지내는 시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희 집 역시 92세의 치매로 고생하시는 외할머니가 계시기에 옥인동의 어르신들 역시 각자의 방에서 혼자 지내는 대부분의 시간이 얼마나 힘든 시간인지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요.

비록 큰 무언가를 해드리지는 못하지만, 가끔씩 찾아와 농담도 하고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며 어울리는 시간이 어르신들께 큰 추억으로 남을 거란 생각을 할 때면 가슴한켠이 뿌듯해집니다.

이제 내일이면 민족의 명절 추석이 시작되고, 황금연휴는 벌써 4일이나 흐른 상태입니다.

우리가 즐거운 만큼 주변의 힘들고 외로운 분들은 더욱 쓸쓸하고 힘들 수 있는 연휴임을 가슴한켠으로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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