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이 도망가고 국토를 유린당하고, 온 백성이 참혹하게 목숨을 잃었던 임진왜란

왜국과의 긴 전쟁에 지쳐있던 백성들에게 경상도 지역에서 의병을 일으켜 침략해온 일본군을 상대로 무패 기록을 세운 곽재우장군은 붉은 옷을 입고 전장을 누볐다하여 홍의장군이라고 불리며 영웅으로 여겨졌는데요.

그런데

연전연승을 거듭하는 곽재우 장군이 맨 붉은 옷에는 한가지 비밀스러운 이야기가 있다고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몇년 전.

곽재우는 큰 호랑이를 사냥하기 위해 문경에서부터 밤새도록 호랑이를 쫓아 산속을 헤맸습니다.

정신없이 달려왔기에 어딘지도 모르는 산속에서 어느덧 밤이 다가와 어둠을 맞이하게 된 곽재우는 주위를 두리번 거리다 다 쓰러져 가는 초막을 발견하고는 발길을 옮겼습니다.


"주인장 계십니까?"

잠시후 초막안에서 젊은 처자와 거대한 몸집을 가진 한 사내가 나왔고 곽재우는 자신이 호랑이를 쫒아 이곳까지 오게된 사연을 이야기하고는 하루밤 묶을 수 있는지를 청했습니다.

"문경에서 호랑이를 쫓아 울진까지 오다니 대단하구려~"

본인도 모르게 문경에서 울진까지 넘어온 것을 들은 사내는 그가 쫒은 호랑이가 원래 중국 산동성의 태산에서 온 백년묵은 백호라고 이야기해주며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본디 중국사람인 몸집 큰 사내는 포수였던 아버지가 백호에 의해 목숨을 빼앗기자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위해 이곳 울진까지 와있던 것이었습니다.

서로 힘이 비슷하여 수차례 호랑이와 대적하였으나 워낙 호적세라 승부가 나지 않은 채 세월만 보내고 있던 중에 그 호랑이를 따라 곽재우가 나타난 것이죠

사내는 이야기를 끝맞치고 곽재우에게 자신이 백호와 싸우는 도중 몰래 숨어있다가 한번만 큰소리로 호통을 쳐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두 사람은 호랑이가 있는 동굴로 가 또 한번 싸움을 시작하였고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엄청난 싸움에 넋을 잃은 곽재우는 그만 호통을 쳐야한다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미안합니다. 워낙 대단한 싸움에 그만 소리지리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사내는 호탕하게 웃으며 다음번에는 꼭 호통을 쳐달라 당부하였고 그 두 사람은 다음날 다시 호랑이가 거주하는 동굴 앞에 가 싸움을 걸었습니다.

사내와 백호의 싸움이 고조되는 순간 숨어있던 곽재우는 큰 소리를 질렀고 백호가 주위를 돌아보는 사이 덩치 큰 사내는 때를 놓치지 않고 공격하여 백호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당신 덕에 아버지의 원수를 갚게 되었소. 내 언젠간 이 은혜를 꼭 갚으리다"

이름이라도 알려달라는 곽재우의 말에 웃으며 언젠간 또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만 남기로 유유히 사내는 사라졌고 시간이 흘러 몇년 후 임진왜란이 일어났습니다.

왜구의 침략에 농사일을 멈추고 곡괭이와 삽자루를 쥐고 나온 의병들의 전투력은 낮았고 곽재우가 이끌던 의병대는 점점 수세에 몰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가 계속된 후퇴를 반복하다 더 이상은 무리라고 생각할 즈음 어디선가 붉은 옷을 입은 장수가 나타나 왜구들을 일격에 격파하며 사기를 돋구었고 이에 의병들은 다시 힘을 모아 왜적을 무찌를 수 있었습니다.

"오랫만입니다."

그 붉은 옷의 장수는 바로 함께 호랑이를 무찌른 그 덩치큰 사내였습니다.

방가워 하는 곽재우에게 사내는 자신이 입고 있던 붉은 옷을 벗어 주며

"이것을 입으면 앞으로 패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라고 이야기하며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이후, 곽재우는 사내에게 받은 붉은 옷을 입고 전투에 나섰고 정말로 한번도 패하지 않은 채 매번 왜구들을 격퇴했습니다.

백성들은 붉은 색 옷을 입고 연전연승을 하던 곽재우를 홍의장군이라고 불렀고, 의병을 일으켜 나라를 지킨 영웅으로 칭송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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