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주 남산에 위치한 법화세계추모관에서 잠시 일을 도와드리면서 그동안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장례문화와 죽음이란 것에 대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어리던 유치원, 초등학생시절 두 이모를 하늘로 보냈고, 사춘기 즈음 외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가만 생각해보니 가장 친한 친구녀석을 포함하여 친구들 중에서도 부모님을 잃어 조문을 갔던 적도 몇번이나 있었고, 심지어 같이 어울리던 지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해 들었던 기억들이 있습니다.

죽음이란 늘 우리 주변에 있는 것임에도 일부러 시선을 두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관심을 끄고 살아온 과거보다 요즈음은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타인의 죽음을 통하여 수익을 내야만 하는 일부업종들에 대한 선입관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최근 많은 유가족분들의 안치단을 개방해드리고 안내해드리면서 그 숭고한 시간을 옆에서 간접적으로 보고 있으면,

나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마음속으로 '실상묘법연화경' 을 읊으며 보다 진중한 자세로 유가족과 고인의 유골함을 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아마 많은 분들이 저와 마찬가지로 봉안당 혹은 납골당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잘 모르지 않을까합니다.

특히 그중에서 어쩔 수 없이 고려해야 하는 건 비용일 것이고 말이죠.

그래서 봉안당 가격에 대해 짧은 지식이지만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안치단의 위치와 가격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립납골당의 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으나,

시중의 대부분의 추모관에서는 각 단의 위치에 따라 가격이 차이가 납니다.

소위 말하는 명당은 유가족의 눈높이에 맞는 정중앙의 위치하고 있으며, 가격대도 인기가 없는 최상단, 최하단에 비해 몇배씩 차이가 나곤 하죠.

실제 유가족분들께서 자리를 정하실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가족들이(유가족) 쉽게 보고 갈 수 있는 위치가 좋다" 입니다.


즉, 위에서 언급한 너무 높거나 너무 낮지 않은 적당한 눈높이 위치에서 위패 혹은 유골함을 편안히 볼 수 있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좌우 역시 너무 안쪽코너이거나 복도쪽이 아닌 위치가 선호되죠.

이는 소위 부동산의 개념과 매우 흡사합니다. 

인기가 많은, 뷰가 좋은, 로얄층은 가격이 올라가고 덜 선호되는 곳의 가격은 낮다는 것 외에도

보통의 경우 한번 계약을 하고 위치를 정하면 그곳은 영구적으로 계약자의 소유가 됩니다.

각각의 사연으로 고인을 다른 곳으로 모신다거나 할 경우에도 텅 빈 자리 역시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는 의미이죠.

가끔씩 이를 이해하기 힘들어 하시는 유가족분들이 계신데요.

집을 구매하고,(안치단 계약) 

사정으로 이사를 가더라도(유골함 이전 등)

새로운 계약자가 나타나 매매를 하지 않는 한 텅빈 집은 여전히 집주인의 소유입니다.

따라서 텅 빈 단을 판매하기 위해선 중고나라든 지인을 통해서이든, 혹은 납골당과의 거래 등을 통해 능동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말씀드립니다.


  고인을 모실 추모관을 선정할 때 

모든 유가족분들의 마음이야 다들 수천만원대의 VIP 최고 명당으로 고인을 모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실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신들의 경제적인 현실을 고려하여 보다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시는데요.

무턱대고 싼 곳만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비싼 곳이 왜 비싼 지, 저렴한 곳이 왜 저렴한 지를 이해하고 본인들의 형편과 고인을 생각하는 마음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보시길 권유합니다.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되는 납골당의 경우 가격이 몇배에서 수십배까지 저렴한 경우도 있지만, 절대 개방을 하지 못한다거나 공간이 비좁다거나, 제사를 지낼 수 없거나, 혹은 영구안치가 불가능한 곳도 존재합니다.

반면 터와 시설이 좋고 관리가 잘 되며, 목사나 스님 등 각 종교별로 정기적인 기도를 해주는 곳은 그만큼 가격이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유가족분 각각의 가치관 혹은 경제상황에 따라서 보다 저렴한 곳을 선택할 수도, 비용을 조금 사용하더라도 더 좋아 보이는 곳에 모시는 것을 택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금액은 당연히 중요 선정기준중의 하나이겠지만, 그렇다고 고인의 안녕을 기리는데 절대적인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고 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법화경에 대한 공부를 목적으로 아무런 연고도 없이 서울에서 무작정 경주 현광사까지 찾아오시면서 이 곳과 연을 맺게 되셨고, 그뒤로 법화경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면서 저희 집은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고, 그 것은 부처님의 가피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현광사와 터를 나누고 있는 이 곳 법화세계추모관은 가격이 저렴하다고 볼 순 없으나 경주를 넘어 울산, 대구, 부산, 포항 등 영남권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이자 재단법인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개인적으론 특히 불자들에겐 돌아가신 영가분들을 위해 진정한 부처님의 법이라는 법화경의 영토에 모셔지며 극락왕생을 이룰 수 있는 곳이라고 보곤 합니다.

뭐.. 어찌되었건 가까운 지인의 죽음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깊은 상심의 말을 전해드리며, 모두의 경제적 여건, 종교, 가치관 등은 다르겠지만 각자의 사정에 맞는 봉안당을 선택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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