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술을 마시고는 집에 간다는 친구를 온갖 감언이설로 꼬셔서 연신내로 데려왔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마신 상태이기에 어디를 갈지 한참을 고민하다 파전에 동동주로 결정했는데요.

그래서 함께 간 연신내 호박이라는 곳입니다.

20대초반부터 비가오거나 왠지 막걸리가 땡길 때면 늘 이 곳에서 부어라 마셔라 하면서 마셨던 기억이 있네요

오랫만에 왔어도 그때와 똑같아 변함이 없는 모습에 술도 좀 올라왔겠다 목소리 톤이 높아지게 되는군요.

그 때나 지금이나 호박막걸리는 달콤한 맛이네요.

그나저나 금요일 저녁인데, 연신내 거리에 사람이 많이 없고, 술집들은 3800원짜리 안주들을 팔고 있는 걸 보니 이쪽상권이 많이 죽었다는 걸 몇달에 한번씩 올 때마다 느끼곤 합니다.

옛날엔 유명하고 북적북적했던 동넨데 말이죠.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서울의 할렘이라고 불리며 밤새 마시며 여기저기 시비도 붙고, 오바이트하고 쓰러져있던 모습들을 보며 낄낄거리던 적이 있었습니다만, 어느덧 한적해졌네요.


그래도 맛있는 호박의 동동주의 맛은 그대로인듯 합니다.

달착지근한 맛에 금정에 사는 친구도 괜찮다고 하네요.

파전과 동동주

딱히 맛있을 것도, 맛 없을 것도 없는 무난한 조합이긴 하지만 영화에서보던 옛 주막같은 인테리어와 불그스름한 조명 덕분이지 왠지 조금 더 시각적으로 맛있게 느껴지곤 합니다.

집 가까운 곳에 비오는 날 갈만한 술집이 있다는 것만큼 좋은 것이 있는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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