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대한 제도적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강구한 의사들


수억만의 일이라는 확률로 수정된 아이를 지우는 낙태는 옛부터 지금까지 찬반논란이 줄어들지 않는 단골 토론 소재인데요.

최근 대한의협과 산부인과의사회가 아이를 지우는 '낙태'가 허용되는 범위를 넓혀야 된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이는 불법적으로 자행되는 임신중절 수술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한 토론회에서 그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내용인데요.

현행법상 아주 일부분만 허용되는 낙태는 특히 오랜역사동안 유교와 불교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는 이를 살인과도 같다며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이어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서구화와 성문화에 대한 인식의 변화 등으로 아직 태어나지 아이의 권리보다는 아이가 태어남으로써 각종 고통에 시달릴 수 있는 부모의 인권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낙태에 대한 인식은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평균 약 3000여건의 시술이 이루어지는 낙태는 현재 성폭행, 강간 등으로 원치않는 강제 임신이 된 경우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불법으로 취급되고 있는데요.

의사협회는 평균적으로 10개월가량 유지되는 임신기간을 보다 세분화되어 아직 새로운 생명이라고 보기 힘든 임신초기의 낙태에 대해 좀 더 허용해야 하며,

강간 뿐만 아니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이나 '성매매' 등으로 인해 뱃속에 아이가 생겼을 경우에도 허용해야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덧붙여 '낙태죄를 폐지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이지만 지금의 법은 현실과는 너무나 괴리가 크기 때문에 조금 더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였는데요.

개인적으로 불교신자이기에, 기본적으로 낙태는 살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윤회와 업보에 대해서 쓴 적이 있듯이, 사람으로 태어나기 위해서 수억마리의 정자들과 경쟁해야하고 또 온전히 건강한 아이로 탄생되는 확률은 정말 희박한 경우입니다.

또한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말처럼, 불교에서는 부모와 자식으로 태어나는 그 연은 과거에 오랫동안 쌓아온 아주 큰 인연으로 부모와 자식 서로가 상대에게 지은 죄와 베품에 대한 보답을 주고 받으며 실타래처럼 얽힌 운명의 끈을 풀어줄 수 있는 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따라서 낙태 등으로 태어나지 못한 아이의 한과 그 업이 남아, 부모와 다른 자식에게 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는데요.

이러한 종교적인 믿음을 떠나서도 부모(주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의 생명줄을 끊는다는 것은 모든 권리에 따라오는 책임과 의무라는 측면을 너무 간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일부 찬성론자들은 '원치않게 태어남으로써 불행해지는 부모와 아이가 고통을 받는 것보단 애초에 태어나지 않는 것이 낫다'라는 주장을 하기도 하는데요.

'회복탄력성'이란 책에서 나온 카우아이섬의 사례를 들어보면, 아무리 가난한 아이들이라도 자신을 믿어주는 한 사람만 존재한다면 충분히 긍정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를 비추어 볼 때, 비록 불행하고 고통받고 삐뚤어지기 쉬운 환경속에서 태어나 우려가 되는 부분이 없지 않으나, 꼭 부모가 아닌 옆집 형, 누나, 친구, 하다못해 SNS활동 등 비록 불행속에 사는 아이라도 충분히 희망을 가지고 바뀔 수 있는 계기가 존재하기 마련인데,

단지 삶이 불행할 확률이 높단 이유로 뱃속의 아이가 장차 몇십년에 걸쳐 누릴 희노애락을 없애버린다는 것, 그리고 그게 더 나은 것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일 뿐입니다.

또한 성매매나 금전적 이득을 위한 성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라면 더욱이 국가가 관리해주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그 부모들을 처벌하거나 지원하는 식으로 풀어가야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시점은 다르겠지만,

내가 행복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생명을 앗아가는, 그것도 (좋든 싫든) 내 DNA를 가지고 태어난 내 아이가 한번 웃어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 가는 것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 아닌 이기적인 마음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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