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꽤 시끄러웠던 한 해 였습니다.

작년부터 이어 온 국정농단으로 시끄러운 연초를 보냈고, 대통령 선거를 치뤘으며 얼마전 포항 대지진까지 다사다난 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희노애락을 주는 연예인들 역시 몇몇 유명배우들이 고인이 되어 세상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남은 세월, 카메라 앞에서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던 여배우 김지영씨는 그동안 많은 작품들을 통해 어머니 혹은 할머니 역을 도맡아 오던 명배우였습니다.

많이 배우지는 못했지만, 차근한 미소로 살갑게 대하지는 않지만, 잔정이 있고 속이 깊은 그런 역할이 주였던 것으로 기억되는데요.

5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연기자로써 브라운관을 통해 국민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해주었던 국민 어머니가 떠난 것을 시작으로 올 한해는 어머니들이 많이 돌아가신 듯 하네요.

스타는 외로운데, 배우인 자신은 행복하다며 자신의 직업에 대한 애틋함이 묻어나오던 배우 윤소정씨 역시 세상을 떠나게 되었죠.

연극계의 대모로 불리웠으며 왕의 남자와 올해방영된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에서도 자혜대비 역으로 열연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명의 국민 어머니 김영애씨 역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촬영 당시 췌장암 판명을 숨긴 채 배우로써의 죽음을 받아들였습니다.

늘 한 많고 억울한 사연이 있는 어머니 역할로 나와서 그런지 김영애씨의 애절한 눈빛을 볼 때마다 각자 고생하시며 살아온 어머니가 생각나기도 하는데요.

배우로 살 수 있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한다며, 다음 생에도 배우로 태어나고 싶다던 김영애씨에게도 애도를 표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얍삽하고 자기 잇속을 챙기는 시대에 모두가 그리워하는 다소 멍청한 듯한 순박한 배역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주혁씨의 사고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많은 멜로영화에서의 모습과 1박2일에서 보여준 인간 김주혁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건강상의 이유로 차안에서 목숨을 잃은 소식은 가장 최근의 일이라 그런지 아직도 당시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자신의 천직은 배우라며 1박 2일이라는 예능에 더이상 집중할 수 없다는 선언과 함께 급하게 예능계를 떠난 구탱이형은 하차 후에도 계속 1박 2일 프로그램과 맴버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표현하며 국민 호감으로 떠올랐었는데요.

방송에서 구탱이형을 그리워한다는 멘트가 나온 지 몇일 지나지 않아 사고 소식을 들은 맴버들의 오열하는 모습은 그간 즐겁게 1박 2일을 시청하던 제 마음까지도 안타깝게 했었습니다.

현재 추모관에 있다보니 죽음이란 것이 내 생각처럼 멀리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늘 들곤 하는데요.

한치 앞도 모르는 짧은 생애 동안 많은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준 그 공덕은 아마 다음생에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네 분 모두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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