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는 일본에 있다.


2015년

대한민국의 충격적인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신조어가 탄생했습니다.

N포세대

이미 연애와 결혼, 출산과 내집마련, 그리고 인간관계와 꿈, 희망마저 포기하였고

앞으로 또 무언가를 끊임 없이 포기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세대

바로 지금 저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20~30대들의 모습입니다.

  무엇을 또 포기해야 평범의 끝자락을 잡을 수 있을까?


이 세대가 자꾸만 무언가를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부의 주장대로, 

너무 곱게 오냐오냐 자라서 나약하고, 끈기없는 것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을 겁니다.

10년동안 월 200만원씩 저축을 해도 서울에 아파트하나 마련할 수 없는 나라.

결혼을 위해 억단위의 돈을 당연히 써야 되는 나라.

연애를 하기 위해서도 집과, 차와, 재산과 부모님의 직업이 중요한 나라.

바로 이런 나라속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돈이야 말로 최고의 가치

예부터 돈을 쫒는다는 것은 저급한 사람 취급을 받아왔습니다.

돈은 결코 행복과 진정한 삶의 의미를 가져다 줄 수 없다는 사회인식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틀렸습니다.

돈은 지금 최고의 가치이자, 유일한 가치입니다.

결혼을 포기하면, 결혼자금과 미래의 자녀에게 들어갈 돈을 아낄 수 있으니 결혼을 포기하고

가정을 꾸릴 생각이 없는데, 연애를 하며 돈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며,

혼자 살 미래에 큰 내집을 마련할 이유는 없습니다.


지금 저희는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부담으로 느껴지는 몇 가지 소중한 가치들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는 것입니다.

일종의 생존본능인 셈이죠.

  모든 걸 내려놓은 일본의 사토리시대


일본 역시 한국과 사정이 비슷합니다.

사토리(득도, 깨닫다) 라는 단어로 설명되는 사토리세대는

무기력함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미래는 암울하지만 '현재는' 행복하니까 괜찮아'

라는 어느 만화의 대사처럼

알바를 하며, 편의점 햄버거에 만족하는 열정이 사라진 사람들의 의미합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자면 그냥, 하루하루 먹고 싸는 것에 만족하는 동물이나 좀비같다고나 할까요?

  한국도 곧 ALL포세대가 온다.


헬조선을 외치며, 먹고 살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하며 꾸역꾸역 살아가는 N포세대와

모든 걸 내려놓고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일본의 사토리세대는

어찌보면 동류일 것입니다만,

핵심적인 차이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그것은 바로

마지막 희망입니다.

칠흙같은 어두움을 조금이나마 밝혀주는 꺼져가는 촛불의 불씨의 유무랄까요?

힘든 와중에도

아직까지 한국의 젊은이들은 그 작은 촛불에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성세대와 정부, 기득권에 대한 분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만약' 정부가 변하고 다시 경제호황이 불어 일자리가 창출되고, 문화여건이 발전된다면

지금이라도 다시 

우리가 포기했던 가치들을 되찾아올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돈이없어 결혼과 연애를 포기했지만, 

IF

만약 괜찮은 직장을 얻고, 많은 월급을 받으면 그 땐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 일본의 사토리세대는 더이상 그 작은 기대마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부와 기득권이 어떠한 부정부패를 저질러도 이에 분노하고 화를 내거나

개선하기 위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내지 않습니다.(뭐 사토리세대가 아닌 일본국민 전체에 해당하는 내용일 수도 있겠네요)

조금은 주제와 다른 이야기이겠습니다만,

박근혜 전대통령의 탄핵을 외치던 촛불시위를 본 일본인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고 하는데요.

"왜 저렇게까지 하는거지?"

"너무 감정적으로 저러는 것 아닌가?"

"화는 나겠지만 꼭 저렇게까지 해야하는 건가?"

라는 반응이 각종 일본방송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는 기사들을 보면서

그들은 더이상 '국가'를 사랑하고, '국가'를 다스리는 주인의식을 가진 국민들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뭐 자기나라 일이 아니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요)

그냥 로봇이죠. 정치인들의 수싸움에 이용당하는 지도 모르고, 조종받으며 살아가는...

사토리세대는 그런 일본인들의 비극적인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지금은 10년전의 일본의 모습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N포세대의 끝은 일본 사토리시대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걸 포기하면서까지 잡고 싶은 한줄의 끈.

그것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한 욕망일 수도,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경제가 침체되고, 취업난은 지속되며,

중산층이 더욱 몰락하고, 빈부격차는 심해지며,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이어진다면,

모든 걸 놔버리고, 불합리한 현실에 안주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취업은 무슨..   근데 알바하면서 혼자 살아도 되지 않을까? 밥은 삼각김밥으로 때우고.

고시텔이나 들어가서 살면서, 

어차피 인간관계 넓어봐야 다 돈이잖아.

그냥 이대로 적당히 사는 것도 괜찮은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 불합리하고, 잘못된 사회를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삶 말이죠.

지금 제 또래. 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있자면,

곧, 꽤 빠른 속도로 한국판 사토리세대가 유행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남아있는 작은 촛불 불씨가 꺼지질 않는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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