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곰탕으로 속을 달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다보니, 매일 끼니를 편의점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으로 때우게 됩니다.
처음 친구의 자취방에 내려왔을 때 먹던 햇반+카레라는 메뉴보다도 더 못먹고 있다는 걸 스스로도 잘 느끼고 있네요.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 일 자체는 "이렇게 일하고 돈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나 쉽고 편한 일이긴 하지만,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것에 조금씩 몸이 지쳐가는 듯 합니다.
더욱이 음식도 잘 챙겨먹지 못하고, 인스턴트 편의점 음식만 먹고 있으니까요.
물론, 편의점 음식도 저렴하고 맛있어서 한끼 식사로 적당하지만, 따끈한 국물이 있는 해장국 종류가 먹고 싶은건 저뿐만이 아니었던 듯 합니다.
어제 새벽 4시가 넘은 시간
"야. 우리 뭐 국물좀 먹자. 이러다 위 썩겠다 ㅋㅋ" 라는 친구의 전화에 아침 퇴근길에 바로 인근 한우곰탕집에 가서 한뚝배기 금새 먹어 치웠습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먹고싶은 것을 마음껏 먹고 다녔었는데, 자취를 하면서 해장국 한번 먹기가 이렇게 힘든 생활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래도, 친한 친구랑 같이 지내며 사는 게 재미있고 좋네요.(친구는 맨날 혼자있게 집으로 꺼지라고 하지만요..)
매일 담근다는 겉절이김치와 깍둑이,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오징어젖갈에 젓가락을 드밀며 잡담을 하는 순간, 푹 고아끓인 한우곰탕이 나옵니다.
이 지역에서 오래 생활한 친구녀석은 회사 회식이나 친구들이랑 가끔 오는 곳이라고 하네요.
푹 고아 펄펄 김이 나는 뽀얀 곰탕국물에 국수사리 한 덩어리, 그리고 부드러운 한우와 잘게 썰은 파양념을 어느 누가 감히 맛이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밤을 새우고 지친 몸만 아니었다면, 냉큼 소주 한 잔 들이킬 뻔 했습니다.
담백하고 따끈한 그 맛에 추워진 바깥날씨를 잊어버리고 든든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면서, 은평구에서 자주 다녔던 맛집들을 떠올리게 되네요.
매일 먹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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