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여행중 먹는 수출용 신라면

  네팔에서 먹는 신라면. 맛이 좀 다르네?

한국에선 먹기 힘든 버팔로와 양고기, 그리고 네팔과 인근 인도풍의 음식들에 아주 맛있게 적응하고 있을 때쯤 숙소옆 작은 식당에서 신라면을 만났습니다.

평소 포카라 레이크사이드 거리를 거닐며 레스토랑에서 먹다보니 언제든 배고플 때 부담없이 가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으러 숙소를 나오자마자 눈에 띈 곳입니다.

포카라에서 묶고있는 펭귄게스트하우스에서 가까우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은 식당.  규모도 작고 인테리어가 깔끔하진 않기에 처음에 눈에 띄진 않고 지나쳤으나, 골목을 계속 방황하다가 "가깝고 신라면 표지가 있으니 한번 가보자" 라는 기대감없는 마음으로 방문을 했었죠.

사실 한국음식이 맞질 않는 체질인건지, 이상하게도 해외음식을 먹다보면 한국음식이 전혀 생각나질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사우디생활을 하면서도 한국인전용식당이 있음에도 많은 식사를 현지인, 삼국인들 식당에서 먹었었죠.

이날은 전 날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숙취를 해소 하기 위해 국물요리를 찾다가 신라면이라는 한글이 눈에 들어온거였죠.

만약 한글간판이 아니었다면, 뚝바나 뗌뚝을 먹으러 갔을 듯 싶습니다.

이 곳 포카라의 음식 메뉴는 거의 다 비슷비슷합니다.

버팔로와 양, 치킨과 야채를 이용한 네팔, 인도풍 음식들과 레스토랑에서 피자나, 햄버거, 스테이크 등 흔히 볼 수 있는 서양식이 대부분이더라구요. 마침 해장도 할 겸해서 별미로 먹은 수출용 신라면은 제 속을 달래기에 충분했습니다.

한국인들에게는 다소 깔끔하진 않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식당. 포카라에는 한국보다도 더 세련되고 깔끔한 식당들이 많기 때문에 더욱 허름해보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거기에 저희가 처음 방문했을 때는 전등도 켜놓지 않았기 때문에, 몇일 돌아다녔음에도 쉽게 들어오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Nepal Ice 라는 맥주도 한병씩 시키고, 신라면과 네팔식 만두인 모모를 한접시 시켜서 먹다보니 처음 인테리어에서 가졌던 불안감은 금방 사라집니다.

저렴한 가격과 타멜거리에서보다 맛있는 모모의 맛에 '생각보다 괜찮은데?" 라고 친구녀석과 미소를 지어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먹어보았던, 오리지널 한국의 신라면 보다는 덜 개운한 수출용 라면이지만 더부룩한 속을 풀기에는 국물요리가 많이 없는 지역음식들 중에서 충분히 별미가 되어주었습니다.

포카라에 온지도 벌써 4~5일이 흘러가는군요.

처음 방문한 이후로, 아침은 거의 저 곳에 방문하여 먹고 있습니다.

저와 제 친구, 그리고 서로 자유롭게 다니기로 한 일행형님까지 모두 가격대비 훌륭한 곳이기에 극찬을 하면서 말입니다.

한국식당들도 라면을 팔고 있습니다만, 가격차이가 나기에 앞으로도 라면은 이곳에서 먹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