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투표권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최순실게이트로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온 국민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이 아닐까 하는 2016년이었습니다.

지난 11일 10대 청소년단체인 '틴즈디모' 는 선거를 할 수 있는 연령제한을 낮추어 10대 청소년들에게도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그동안에도 계속 선거연령제한에 대한 논의는 있어왔으나, 주로 선거철에 이용되는 전략적 공약에 불과했던 것이 사실이었는데요.

최근 세월호부터 최순실게이트까지 계속된 정치적 악재에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틴즈디모의 이러한 주장은 기존 정치인들의 '툭' 던지던 남발성 공약보다 더욱 진실되게 다가오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 아직은 시기상조이지 않나? 하는 입장이긴 합니다만, 

저 역시 10대시절 같은 고민도 했었고, 그같은 고민이 보다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었기에 용감한 청소년들의 요구를 하는 행위는 참 좋게 보이긴 합니다.

"학생이기 이전에 시민으로써 주권을 행사하는 게 맞다"

"청소년이라 미성숙하다고 보는 시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라는 그들의 주장을 듣다보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10대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청소년들 스스로 무언가 생각하고 긍정적인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라는 관점일 뿐, 그들의 요구를 들어줌으로써 오는 혼란의 가능성이 많이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청소년은 미성숙하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미성숙한 것은 사실입니다. 아니, 어른들이 그들을 미성숙하게 만들어놓은 시스템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입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3까지 학교, 학원에서 생활하며 입시지옥속에 살아가는 지금의 청소년들은 (그들이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소위 말하는 우리나라의 '사회생활'이라는 것에 대해 무지합니다.

또한 학업 이외의 모든 것들을 부모님이 모두 뒷치닥거리를 해주기에, 이 사회가 어떻게 구성되어있고 삶을 위해 기본적인 부분들에 대한 기초지식 자체가 전무하다 싶이 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는 청소년들의 잘못은 아닙니다만,

각종 세금, 정치적 현안, 경제상황에 대한 이해도는 둘째치고 공과금 하나 납부하는 것도 모르는 학생들이 허다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은 오히려 정치인들과 기성세대들에게 보다 더 잡아먹기 쉬운 먹잇감을 제공해 주는 것 밖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는 개인적인 입장입니다.

제가 청소년 선거에 대해 시기상조라고 이유는 (제가 성인이 되고 만나온 청소년들은 분명히 저의 10대시절의 또래들에 비해서 훨씬 더 생각이 깊고 성숙한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만,)

성인에 비해 선거와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위해 제공되는 정보와 경험의 갭이 워낙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입니다.

  치매노인의 1표와 청소년의 1표는 같다? 다르다?

해당 주제와 관련되어 검색을 하다보면 "치매걸린 노인도 투표를 하는데, 청소년은 왜 안되냐?" 라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얼핏보면 충분히 타당성 있는 주장이기도 합니다만, 치매에 걸린 노인에게는 수십년간의 경험과 국민으로써 투표권을 얻을만한 행동이라는 근거가 있습니다.

치매라는 것이 무조건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따라 그 정도와 현상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백지화상태가 아니라, 일정부분들이 뒤틀리는 것으로 충분히 자신의 의사와 생각을 표명할 수 있는데요.

뭐 그런걸 떠나서... 개인적으로 선거에 대해서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금품을 제공받고 행사한 1표와, 대충 장난으로 아무나 찍은 1표, 그리고 정말 수십일을 고심하고 정책을 하나하나 비교해서 행사한 1표

모두가 똑같은 1표이고 그것이 민주주의일 것입니다.

그리고 이 한 표는 국민들 개개인의 선택이고, 어느 누구도 강요할수도 없고, 또 그 결과에 대해서도 받아들여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시대에 뒤쳐진 못배운, 콘크리트 노인들의 1표 역시 그들이 비록 생각은 잘못할지라도 그 한표는 존중받아져야 한다는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니까요.

노인들이 멍청하든, 80년대의 망령에 사로잡혀있든 어찌되었건 그들은 세금을 내고, 경제생활을 해왔고(혹은 하고 있거나), 선거 결과가 자신들에게 어떻게 작용될지를 구별할 수 있습니다.

그 구별이 맞든 틀리든 간에 말이죠.

다만 국민들의 각각의 한 표에 대한 결과에 모두가 다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선거입니다.

헌데, 과연 청소년들이 그 책임을 공유할 수 있을까요?

아직 사회경험이 전무하다싶기에, 정치, 경제이해도가 낮고 감정폭이 커 상당히 위험하고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청소년집단들이 과연 투표결과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그 것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인지할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세계 각국에서는 각 나라의 현실에 맞춰 선거연령제한을 두고, 성인으로써 삶을 시작하면서 선거를 할 수 있게 해놓은 것입니다.


  LOL 과 비교해보는, 모르면 당하는 게 세상의 이치

유행하는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로 비교를 해보자면, 어차피 게임은 렙1 튜토리얼을 끝내면 알 수 있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미니언을 치면서 돈을 모아, 아이템을 사고 렙업을 하며 상대방의 타워를 뿌시고, 넥서스를 없애면되는 아주 간단한 룰이죠.

하지만 실제 게임은 어떻습니까?

렙 30이 되어도 자신의  컨트롤과 각각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맵을 보며 하는 상황판단과 스킬연계, 팀원들의 조합 등등 수많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 노력과 경험없이 하다보면, 백날 지고, 티어는 거기서 거기가 될 뿐입니다.

정치, 선거도 똑같습니다.

선거? 그까짓거 잘생기고 이쁜 사람. 청렴하고 뭔가 서민적인 사람. 우리 집, 내 인생에 도움이 될공약을 내는 사람, 이미지 좋은 사람 등 각자의 기준에 맞춰서 자신이 뽑고 싶은 사람을 선택하고 국민들의 결과를 종합하여 개표수로 1등이 선택되는 아주 간단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수박겉핥기 식의 정치참여가 과연 보다 발전된 정치를 이룩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과연  청소년들이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혹은 싫어하는 정치인들의 과거 행보와 가치관, 그리고 소속정당의 장점과 단점 등을 비교해보고 각각의 공약, 정책이 국민들의 삶에 정말 도움이 될 지, 혹은 우리집 땅값상승효과를 가져올 지를 판단할 수 있을까요?

19년인생 평생을 학원, 집을 다니며 대학만 보고 공부만 하며 살았거나, 일찌감치 술 담배를 하며 놀거나, 게임, 인터넷만 하는 작은 사회속에서 살아온 청소년들이요?

지금의 청소년들의 선거권 요구나, 갈수록 넓어지는 사회활동의 폭 등, 청소년들이 보다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환경으로 움직이는 것은 분명 긍정적입니다.

만약, 한국의 10대들이 자신들의 선거권에 대한 책임을 성인들과 함께 짊어지고, 본인의 한 표가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지를 알게 되는 날이 온다면, 청소년들에게도 당연히 투표권을 제공해야할 것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만,

지금의 우리나라에서는 (위에서 언급했듯) 단순히 기성세대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리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20살이 넘은 성인들 역시 정보의 차이와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오판 때문에 개, 돼지취급을 받으며, 아둔하고 우매한 국민 취급 받으며, 정치인들에게 놀아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청소년들의 정치참여 유도를 위한 각종 현실적인 시스템들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투표권만 제공하면서 마치 그들의 권리를 챙겨주는 '척' 하는 것은 오히려 젊은 청소년들을 농락하는 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 너무나 걱정되네요.

장기적으로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를 위하여 보다 다양하고 깊이있는 시스템을 확립하면서 직접적으로 그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교육감선거 같은 부분부터 점진적으로 하나하나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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