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을 막론하고 한국의 스포츠계에선 불문율처럼 내려오는 문화가 있습니다.
해외에선 자유로운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것과는 반대로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인 우리나라는 철저히 자기 롤이 주어지고, 선후배문화 혹은 감독의 절대적 권력 아래 팀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는 은퇴후 연예인으로써 활약하고 있는 전설적인 전 농구선수인 서장훈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의 포지션은 센터였고, 모두가 알고 있듯이 센터는 골대 밑에서 몸싸움을 하며 튕겨져 나온 볼을 리바운드하는 포지션입니다.
분명 센터라는 포지션은 골대 안에서 계속해서 몸싸움을 하는데 특화된 위치였고 가장 키가 크고 피지컬이 좋은 서장훈 선수에게 주어진 롤은 리바운드와 몸싸움에 극한되었을 테죠.
하지만 센터로써가 아닌 농구선수로써 서장훈선수의 최고의 장점은 슛이었습니다.
그리고 당시로써는 놀라울만큼 많은 슛을 쏘고 득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초반엔 정말 많은 욕을 먹었습니다.
농구계와 팬들에게 오랫동안 자리잡혀있던 고정관념
[가드는 3점슛과 패스를, 포워드는 슛을, 그리고 센터는 리바운드를 해야한다]
라는 정설에 어긋난 서장훈 선수의 플레이는 그가 득점에 성공하더라도 위험한 플레이라며 단지 기교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글쎄요... 보통의 다른 선수들이라면 팬들의 안좋은 시선을 염려하고 '본연의 역할'에만 충실했을수도 있었겠지만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알고 있었고, 또 자신있었던 센터 서장훈 선수는 농구계의 금기에 대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금기에 도전했던 그는 KBL 역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고,
은퇴할 시점에 1만 3231점의 득점 (정규리그 통산 1위) 를 달성했습니다.
이 외에도 센터 본연의 역할인 리바운드 역시 1위, 자유투와 야투성공 역시 1위를 기록하는 등 한국농구 역사에서 독보적인 레전드로 손꼽힐만한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센터가 외곽에서 삼점슛을 날린다고 욕을 하던 수많은 농구팬들의 조롱은 환호와 경외로 바뀌었고 여전히 그의 대기록은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수치들입니다.
서장훈선수가 이런 대기록을 세울 수 있던 것은 자신이 가진 장점을 확실히 알고 비록 그것이 농구계의 금기에 반하던 롤이더라도 자기자신을 믿고 이를 적극 활용한 그의 도전정신 떄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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