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오랫만에 대학동기들을 만나 종로의 광장시장에서 만났습니다.

육회와 전을 안주삼아 오랫만에 막걸리를 마시려다보니 지평막걸리가 눈에 들어오네요.

양평에 살고 있는 친구녀석이 자신의 집인근에 지평주조가 위치해있다며 엄청 오래된 유명한 술이라며 적극 추천을 해주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어오고 있는 지평양조장은 6.25전쟁 당시 UN평화군의 종합사령부로써 사용이 되었으며 현재까지 90년이 넘게 양평의 현 위치에서 약 한세기 동안 세월을 빚어내고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일제강점기 시대인 1925년부터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그 전통의 맛이 어찌 입에 착착 감기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1925년 이종환씨가 처음 창업을 한 이후 14년 후인 1939년 양조장이 증축되었고 위에서도 언급하였듯 전쟁중에는 UN사령부의 본부로 이용되오다가 이후 2대, 3대를 거치며 2010년 4대 오너인 김기환씨에 이르기까지 한 집안의 가업이자 양평의 자랑 중 하나이며, 국가차원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지평막걸리는 지금까지도 그 맛과 추억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가업이라는 과거의 가치때문에 자신의 아들이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업계에 발을 들여놓는 것을 반대하셨던 아버지(3대오너)의 의견과는 다르게,

현재 김기환씨는 백년가까이 이어져 내려온 긴 세월의 무게를 담아낸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진 막걸리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으로 변화보다는 전통의 맛을 선택하였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전통주를 즐겨마시는 주당들 사이에서는 이미 맛좋은 막걸리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합니다.

색감과 맛을 위하여 여타 착향료를 첨가하지 않고 우리의 쌀로 빚어져 깔끔하여 여성분들도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지평생막걸리는 아직도 옛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대량생산이 힘들어서인지 서울,장수막걸리보다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술이기도 한데요.


적합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기계가 아닌 손을 사용하여 발효시켜, 소위 손맛을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동나무로 만들어진 종국실은 최대한 자연상태의 발효에 가까워 더욱 더 자연 그대로의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전통만을 강조하며 고집을 부리고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오랜 경험에 맛이라는 상품 고유의 가치를 접목하여 진정한 브랜드로 성장한 지평막걸리의 맛이 벌써부터 그립네요.

주말에 또 한사발 마시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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