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들르는 동네 혼술집
혼자 술을 마시고 싶거나
동네 지인분들과 간단히 한잔 할 때
저는 터벅터벅 저희 집에서 5분정도 거리에 있는 역말사거리로 걸어갑니다.
상암경기장에서부터 지하철노선을 따라 쭉 이어지는 큰 길과 거북골길을 이어주는 골목길
그곳에 괜찮은 역촌동 술집으로 알려진 빠담이 있습니다.
밤 10시정도면 길전체가 어두워지는 곳
인근 주택에 사는 거주자들만 간혹 보이는 컴컴한 길에
괜찮은 술집이 있다는 아는 형님의 추천에 처음 가본 곳이기도 하죠.
첫 방문당시
주말이라 그랬는지, 아니면 신규오픈이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가게앞에 간이테이블을 깔고 술을 먹고, 또 줄서서 기다리던 모습을 보고
'동네 술집인데 무슨 줄을 서서 먹는거지?'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한 두번 방문하다보니 어느덧 저역시
역촌동 빠담 술집을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로 출국하기 전에도, 또 잠시 귀국했을 때도,
네팔여행을 떠나기 전에도 가끔씩 찾았으니까 말이죠.
몇 안되는 테이블에 앉아있는 각자의 손님들의 이야기도 잘 들리지 않고
나와 상대방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또 혼자만의 고민이나 잡념. 그리고 아무생각없이 간단히 마실 수 있는 혼술집
바로 역촌동 빠담입니다.
늘 시키는 주 메뉴
계란말이입니다.
혼자먹기는 부담스러운 많은 량의 계란말이와 속에 들어있는 제육, 숙주 등과 함께
자그마한 테이블에서 혼술을 하거나, 간단히 지인과 술을 마시다보면
화려하고 시끄러운 큰 술집들과는 또 다른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비가 오는 날.
주말인데 할게 없는 날.
혼자 술먹고 싶은 날.
츄리닝에 슬리퍼신고 부담없이 마시고 싶은 날.
뭐.
집에 있기 싫으면 편한 복장으로 밖으로 나와서 갈 수 있는 곳이기에
그것이 조금씩 조금씩 입소문이 나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평범한 제육볶음이나, 계란말이, 오뎅탕에 소주한잔을 할만한 곳이
연신내도 아닌 역촌동에 위치하고 있다는 게
참. 기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합니다.
사실..제가 살고 있는 구산역 예일여고인근과 역말사거리 부근엔 변변찮은 술집조차 찾기 어렵거든요.
음식점도 뭐 딱히 갈만한 곳이 없어 응암역이나 연신내, 역촌역쪽으로 나가야 될 정도로 말이죠
불타는 금요일이지만
열정이 없이 혼자 쉬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오늘.
느즈막히 동네가 컴컴해지면
오랫만에 한번 가봐야 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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