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자로써 담배로 스트레스를 털어내는 것이 부럽다.


제가 생각해도 정말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담배를 단 한번도 입에 물어본 적 조차 없습니다.

담배냄새를 싫어한다거나, 흡연에 대해 안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중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들이 담배를 피웠고, 대학교시절, 군시절 줄곶 담배냄새를 맡으면서도 냄새가 역하다거나, 거북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랜기간 간접흡연으로 맡아온 향이기에 이제는 마치 흡연가처럼 익숙하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겁니다.

가끔씩 비흡연자인 제 앞에서 흡연을 하는 것이 미안한 지인들에게

"아마 비흡연자중에서 제가 제일 담배냄새 좋아할껄요?" 라며 함께 이야기를 할 정도니 말이죠.


최근 편의점 알바를 시작하면서 보니 담배종류가 어마어마 합니다.

수많은 브랜드와 각 브랜드마다 몇MG, 프레쉬 등등 담배를 피우지 않는 입장에서 이름 외우기가 제일 힘드네요.

그런데 가만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다보니, 이 담배라는 것이 우리에게 백해무익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폐와 간 건강을 악화시키고 본인뿐만 아니라 인접 타인들에게 까지 간접흡연이란 피해를 미치는 것은 분명 논란의 여지없이 담배의 해로운 점이겠습니다만,


한 가치 태우면서 풀리는 일상의 스트레스와 머릿속 잡념, 그리고 저는 한번도 맛보지 못했던 입안을 가득 매운 연기속의 신선한 맛은 흡연자들이 점점 인상되는 가격과 따가운 시선 속에서도 꿋꿋히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인 듯 합니다.

제가 편의점 알바를 하는 곳은 원룸촌 주변의 작은 편의점이라 새벽 1시부터는 도로가 조용한 아주 편한 곳인데요.

눈과 비가 오는 날씨에도, 또 날이 추운 새벽 3~4시 경에도 슬리퍼에 점퍼를 둘러매고 쫄쫄거리며 편의점으로 들어와 담배를 사가는 수많은 손님들을 보곤 합니다.

누군가는 그 작은 한가치에 중독되어 매번 귀찮게 그게 뭐하는 짓이냐며 핀잔을 줄 수도 있겠지만 중독이라고도 볼 수 있는 습관적인 흡연속에서 당연하다싶이 찾게 되는 담배 한 가치에 그들의 희노애락이 담겨져 있는 것을 보며, 나는 과연 어떤 방법으로 잡다한 잡념들을 떨쳐내고 있는가?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오늘도 새벽 2~4시경 담배를 사러 올 손님과, 6시경부터 출근길에 삼삼오오 모여 한대 피우는 분들과, 함께 자취를 하며 툭하면 화장실과 옥상에서 담배 한 가피 태우고 오는 친구녀석 그리고 매일 새벽 5시 기상과 동시에 늘 현관 창문 틈사이로 담배연기를 내뿜으시는 서울에 계신 아버지의 그 무심한 표정들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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