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줍는 노인. 불쌍해서 배려했더니, 알고보니 건물주?


역시 사람은 겉만보고 모른다는 말이 맞는 듯 합니다.

서울 광진구에서 일어난 사건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참.. 배려라는 건 우리나라에서는 해서는 안되는 일이 되어버린 듯 합니다.

20대 중반의 남성은 주차해놓은 자신의 외제차에 1m가량 긁힌 자국이 나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블랙박스 확인결과 리어카로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자신의 차를 받은 뒤 지나가는 장면이 찍혔는데요. 이에 주변을 돌아다니며 블랙박스 영상 속 할머니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차에 기스를 내지 않았다-라며 버럭 화부터 내는 할머니에게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 경찰을 불렀고, 경찰이 오자 태도가 급변한 할머니는 전형적인 서민코스프레하며 살림이 어렵다며 가족도 없이 혼자 살고 있다며 선처를 부탁했고, 

그 모습에 마음이 약해진 남성은 딱한 마음에 그냥 보내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 차주 남성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집 옆의 5층건물 앞에 낮의 그 할머니의 리어카가 보였고 무심결 주변이웃들에게 할머니에 대해 물어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시가 10억원 가량의 5층건물의 건물주가 바로 리어카를 끌고 폐지를 줍는 그 할머니였던 것입니다.

황당한 남성은 즉시 해당건물에 거주하는 할머니를 찾아가 수리비를 달라고 하였으나, 할머니는 수리비를 줄 수 없다고 버텼고, 경찰에 신고하고 나서야 없다던 아들이 나타나 20만원의 합의금으로 퉁쳤다고 합니다.

'재산도 많고 연세도 있으신 분이 당연히 지불해야 할 배상을 내지 않으려 해서 황당하네요' 라는 피해남성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사정은 조금 다르지만, 몇달 전 저희 집에 모아놓은 소주병과 종이박스를 한 할머니에게 드린 적이 있는데요.

그 뒤로 언젠가 집에 오다보니, 아예 출입문 안으로 들어와, 반지하층옆의 박스모아놓는 공간을 뒤적거리던 모습을 보고 제가 크게 화가 나서 뭐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아니. 할머니 남의 집에 그렇게 와서 막 뒤지시면 어떻해요?" 라고 하자

"여기 주인이 저번에 나한테 줬는데 학생이 무슨 상관이냐!" 라고 역정을 내시기에 순간 너무 화가나서 "저희집이 그 집주인집이거든요? 앞으로 여기 오지 마세요. 신고할거에요" 하고 내쫒은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머니한테 이야기 해서 왜 저런사람들 쓸데없이 도와줘서 막 들어오게 하냐고 남 도와주고 하는건 좋지만 우리 권리 침해받고 피해받으면서까지 그러는건 안된다고 한 적이 기억이 납니다.

뭐... 남을 도와주고 불쌍하면 양보해주고 배려하는 것이 좋다라는 것은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은,

지금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과연 배려라는 것이 가치가 있는 것인가는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아마 저 20대 젊은 남성은 다시는 겉으로 불쌍해보이는 분을 만날 때마다 이날의 황당한 사건을 떠올리며 배려를 하려다가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겠지요.

세상이 정이 없다고 투덜거리기 전에, 자기 자신들을 한번 되돌아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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